나라는 사람

Author : Jino Bae / Send Mail

오늘 꿈에서 어떤 도서관에 있는 나를 발견했다. 나는 늘 그렇듯 대충 앉아있다가 그곳을 벗어나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곳의 주인장처럼 보이는 사람은 내게 “정리한 것을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붙잡고 말하라”고 하였다. 나는 순간 어리둥절 했다. 아무것도 정리한것도 생각한것도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나는 말을 대충 얼버무리며 알겠다고하며 나가려고 했으나, 주변에 나를 보고 있던 사람들이 서서히 내게 몰려들었다. 나는 그들이 나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는 듯 보여서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내 머릿속엔 들은게 없었으니 너무나 두려웠다.

이내 사람들은 발표하기 적당한 곳을 몰색하기 시작했다. 우리들은 야외로 나가 발표하기 적당한 장소를 찾았다. 꿈이니 큰 맥락은 없었으나 그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하는 동기부여 모임같은 것이었다. 그리고 난 더욱이 두려웠다. 평소에 생각해 두었던 나에 대한 이야기가 없었다.

갑자기 내게 들이닥친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하라’는 주제

평소에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살았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물으니 말문이 막힌다. 어떤 주제를 던져주고 “이 주제에 대한 너의 생각은?”이라고 물으면 조금 생각해보면 뭐라고 답해야할지 떠오르지만, ‘나’라는 사람에 대해서 묻는 질문엔 아무 대답이 떠오르지 않는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서 존재한다고 하는데 남들이 보는 내 모습이 진짜 모습인지. 내가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인지. 내가 생각하는 나는 무엇인지. 너무 현실적인 꿈에 자극적인 꿈이라 점심을 먹은 지금도 머릿속에서 아련아련 떠오른다. 그 모임에 회장의 얼굴과 목소리도 생생하다. 굉장히 잘생긴 사람이었다.

초등학교 시절에 선생님께서 내주셨던 자신을 소개하는 ‘5분 말하기’라는 숙제를 내주신 적이 있다. 매 주 돌아가며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데 그곳엔 나의 가족들과 내가 좋아하는 것들 가령 ‘포도’와 같은 매우 사소한 내용들이 담겨져있다. 그때 이후로 나에 대해서 생각을 해본 적이 별로 없는 듯 하다. 아니면 내가 나를 너무 어렵게 생각하여 답을 못하는 걸까? 나는 여전히 ‘포도’를 좋아하는데 말이다.


Jino B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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