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어지는 자존감

요즘들어 근심 걱정이 왜 이렇게 늘어가는지 모르겠다. 하루하루가 마냥 지나갈수록 스스로가 점점 비참하게 느껴진다.

나는 취직을 할 시즌이 되면 준비된 사람이 되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왔다. 회사는 돈을 주며 사람을 부리는데 만일 내가 그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면 돈을 받을 만한 가치있는 수준의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렇게 준비된 사람이 될 거라는 명분으로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다. 공부한 내용을 기록하고 게임을 분석하고.

처음엔 참 좋았다. 처음엔 매일 1개의 포스팅을 작성할 정도로 열정도 넘치고 매일매일 기록을 남긴다는게 뿌듯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블로그에 업로드 할 아이디어는 고갈되고 블로그를 가꾼다는 명분하에 스킨이나 수정하며 하루 이틀을 날려버리고, SNS는 시간낭비라며 과감하게 탈퇴했지만 오늘의 투데이는 얼마인지 구글 에드센스 수익은 얼마인지 수시로 확인하고. 지금 내 블로그를 되돌아보니 프로그래밍은 초등학생도 맘먹으면 할 수 있는 정말 낮은 수준의 프로그래밍 자료 뿐이었다.




포프님의 영상을 한 1년 전부터 즐겨봤던거 같다. 게임 엔지니어로 활동하시던 얘기도 하고 프로그래머로서의 자질도 같이 말씀해 주시니 정말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선생님이라 생각하며 주의깊게 영상을 봐왔었다. 1년 전에 봤던 영상중에 가장 인상이 깊었던 영상은 프로그래머가 수학을 못하면이라는 영상이었다.

포프님이 말씀하시는 수학은 수학 성적이나 수학의 문제를 푸는 능력이아닌 논리력을 말한다고 했다. 1년전 이 영상을 보고 수학을 못했던 난, 미래에 그저 코드만 작성하는 노예가 될까 두려워 알고리즘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시작한게 백준 알고리즘이다. 그래, 이것도 시작은 참 좋았다. 하지만 쉬운 문제는 간단하게 풀었지만 문제가 조금만 어려워져도 난 생각할 수 없었다. 아니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래 자료구조 나도 알아. 가슴으론 이해하겠는데 머리로는 도저히 안짜지는 걸?

이렇게 무능한건 그 누구의 탓도아닌 내 탓이다. 내가 수학을 못한게 잘못이고 논리가 부족한게 잘못이다. 어쩌면 전공을 잘못 선택한 건지도 모르겠다. 내가 좋아한 프로그래밍은 그저 예쁘고 잘 작동하면 그만이었는데 컴퓨터의 하드웨어를 이해하고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고? 그렇다면 난 취업은 하더라도 40살쯤이 된다면 해고 제 1대상이겠군.

1년 후 다시 그 영상을 보았다. 1년 후의 나는 1년 전의 이 영상을 보던 그 애랑 여전히 실력이 똑같다. 달라진게 몇가지 있긴 하다. 그 애는 늦지 않았다 지금부터 시작하자라고 생각할 줄 아는 아이었고 나는 지금 망했다라고 생각할 줄 밖에 모르는 아이로 변했으니까. 수업을 들어도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아무런 흥미도 생기지 않는 아이가 됐으니까.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하는 거지

WRITTEN BY

배진오

소비적인 일보단 생산적인 일을 추구하며,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어합니다 :D
im@baejin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