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오늘 서류에 서명을 받기위해 학교 사무실에 방문했다. 사무실에서는 서류를 살펴보더니 잠시만 앉아서 기다려 달라고 하였다. 나는 알았다고 말한 후 자리에 앉아서 기다렸다. 10분이 지나고 20분이 지나도 서류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난 이 기다림의 시간이 단지 기다림이 아니라 나만의 시간으로 만들기 위해서 독서를 시작했다. ‘아침에는 죽음을 생각하는게 좋다’라는 책이었다. 그 글을 읽다가 문득 눈에 들어온 문구

어쩌면 인간은 다 쓰레기일지도 모른다.

이 문구가 머리를 스쳐지나가자 마음에 동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기다림의 시간을 내 시간으로 만들어 보고자 노력했지만 마음은 이것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이다. “단지 도장만 받아가면되는 이 단순한 작업이 이토록 오래 기다려야 하는 일인가?”, “저 사람은 나의 시간을 존중해 주지 않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그녀의 ‘작업의 우선순위’를 인정해주고 싶었다. 다만 “내가 더 높은 직위로 이곳을 방문했어도 난 이 기다림의 시간을 가졌을까?”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가자 너무나 혼란스러웠다.

컴퓨터도 인터럽트가 생기면 모든걸 미뤄두고 인터럽트부터 처리한다. 난 기다려 보기로했다. 내 가치가 어느정도 시간인지. 정확히 60분… 한 시간이 지났을때, 그녀는 나의 일을 처리했다. 난 40분이 지났던 순간부터 꼭 훌륭한 사람, 유명한 사람이 되어야 겠다고 다짐했다. 이 비참함을 꼭 기억하며 살아야 겠다고 다짐했다. 이런 스토리를 어디서 봤었는데…

아이유가 유명하지 않던 시절 강호동의 방송에 참여했을 때 강호동이 1 만큼의 관심도 안줬다고 한다. 그리곤 생각했다고 한다. “꼭 유명해 져야겠다.” 그녀의 기분이 어땠을지 한번 생각해 보았다. 얼마나 억울했을까, 얼마나 서러웠을까, 얼마나 마음이 흔들렸을까. “강호동 참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그리고 강호동의 마음도 생각해 본다. 방송이란 자고로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야 가치가 있다. 강호동은 최고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서 더 유명한 사람들을 위주로 방송을 만들어 나갔을 것이다. 그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인가?

다시 나를 되돌아본다. 난 이순간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이기적인 사람이 아니었는지. “어쩌면 인간은 다 쓰레기일지도 모른다”에서 은연중에 나를 제외한건 아닐까?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이다 나는 내 시간만을 이기적으로 생각했고, 아이유는 자신의 관심만을 생각했고, 강호동은 방송(자신의 명예)만을 생각했고, 담당자는 정해진 일만 생각했을 뿐이다.

오호… 이 기다림의 순간마저 난 이기적인 사람이었다.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되기위해 노력하는 것도 더욱 이기적인 인간이 되기위해 노력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남의 시선을 벗어나 오로지 나만 생각하려는 이기주의자. 그렇다면 이기심이란 무엇인가?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자신의 업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게 정말 이기적인 행동인가? 그렇다면 이기적이란 말은 그렇게 나쁜말이 아닌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인간은 다 쓰레기일지도 모른다.

오늘 이 문구를 본 것은 내게 정말 큰 행운일지도 모른다.

WRITTEN BY

배진오

하고싶은 건 다 하면서 사는게 목표
im@baejin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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