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 라이프를 하면서 바뀐 점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직 난 완벽한 미니멀 리스트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아직 버리지 못하는 물건도 많고 버려야 할 물건도 많다. 애써 나에게 필요한 필수적인 물품이라고 생각하고 버리지 못하는 물건도 있다. 여하간 “미니멀 리스트가 되겠다!”는 결심을 한 이후로 이전보다는 물건을 많이 버리게 된 것이 사실이다.

처음 이곳으로 이사왔을 때는 인테리어를 목적으로 이것저것 배치하고 화려한 조명을 설치했다. 난 그래야만 내가 쉬는 것 같았고, 내 집에 온 것 같았다. 다른 사람이 그걸 보면서 ‘멋지다’, ‘예쁘다’, ‘신기하다’라는 반응하는 것도 좋았다. 조명을 더 이상 보여줘야 할 사람들이 없어졌을 때 비로소 깨달았다. 이 조명은 오롯이 다른 사람에게 보여지는 기능을 했을 뿐이다. 이 조명은 나를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해 설치한 것이었다.

그러다 알게 된 미니멀리즘

편리하게 살기위해 사들였던 수 많은 물건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게 되었을 때, 나는 이 물건들을 어찌해야 할 지 몰랐다. 어떻게든 본전을 뽑기위해 무조건 사용해야 하는 줄만 알았다. 하지만 억지로 사용하면 할 수록 나는 감정을 쏟아내고 있었다. ‘굳이 이렇게 쓸 필요가 있을까?’

그때 미니멀 리스트들은 내게 ‘버려야 한다’고 말해주었다. 난 상상도 할 수 없던 발상이었기에 충격이었다. 돈도 아까웠고 버리기도 힘들었지만 가장 작은 것 부터, 저렴한 것 부터 버려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곤 곧 큰 물건을 버리기 시작했고, 비싼 물건은 팔거나 통 크게 내다버렸다. 그러면서 나에겐 변화가 찾아왔다.




1. 불필요한 소비를 ‘버렸다’

예전엔 물건이 필요하면 그냥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블로그에 업로드 한다는 건 아주 훌륭한 핑계였고, 얼리어답터가 된다는 것도 좋은 명분이었다. 그때는 물건이 서랍에 들어가더라도 그냥 사들였다. 서랍에 들어가는 건 내가 여전히 물건을 ‘소유’하는 상태이기에. 하지만 물건을 버리면서 난 아끼던 물건과 이별하는 마음을 알았다. 구매하는 기쁨보다는 이별하는 슬픔을 먼저 생각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그 물건이 내 삶에 꼭 필요한지, 다른 물건으로 대체할 수 없는지 먼저 생각한다.

물건을 사기전에 꼭 생각해 보자.

  • 정말 필요한 물건인가?
  • 신기해서 사려는 것은 아닌가?
  • 다른 유사한 물건으로 대체할 수 없는가?
  • 내가 조금만 불편하면 극복할 수 있는 물건은 아닌가?


2. 여유가 생겨 ‘버렸다’

내가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며 느껴지는 가장 큰 변화는 내게 여유가 생겼다는 것이다. 미니멀리즘의 기초는 불필요한 모든 것을 제외하고 현재에 집중하는 것이다. 물건만 버렸을 뿐인데 왜 여유가 생긴것일까? 미니멀리즘이란 단순한 동작에서 시작하지만 그 동작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는 과정인 것 같다.

버스를 예매하고 시간에 맞춰서 움직였던 나지만 이젠 무작정 가방을 맨체로 바깥을 나선다. 발걸음의 속도와 맞는 BPM의 곡을 들으며, 아무생각 없이 버스를 기다리는 것도 매우 즐거운 일이 되었다.

조금 늦으면 어때? 넌 정말 시간이 부족해?

그러면서 나는 자연스레 남에게 보낸 연락을 기다리거나 연락에 의해서 움직이지 않는다. 내 삶의 주체는 온전히 나다. 시대에 뒤쳐지는 삶이라도 내 삶의 주체가 이런 삶을 원한다면 난 여전히 이대로 살아갈 예정이다.


3. 남을 판단하는 생각을 ‘버렸다’

남을 판단하는 건 상대를 내 잣대에 놓기 때문이다. 남이 특이한 무언가를 좋아한다고 해서, 내가 그를 싫어할 이유가 없다. 내가 미니멀리즘을 선호하듯 그는 물건이 많은 것을 선호할 수 있고, 내가 음악과 코딩을 좋아하듯 그는 어떤 무언가를 좋아할 수 있다. 나도 내가 특이한 것을 알기에, 다른 사람이 특이하다고 해서 그를 정상으로 바꿔놓으려는 생각을 버린다.

미니멀 라이프, 누군가는 이해할 수 없고 단지 젊은 날의 사치같은 삶 일지도 모르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이기에 남의 시선에서의 나를 버린다.

WRITTEN BY

배진오

소비적인 일보단 생산적인 일을 추구하며, 좋아하는 일을 잘하고 싶어합니다 :D
im@baejino.com